SF영화 같은 ‘드론 택배’, 현실 가능성은

– 택배업계, “드론은 아직 홍보성 개념일 뿐”

“어 드론이 우리 집에서 나오네. 00몰에서 주문한 책이 도착했나 보다.”

2020년 즈음,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까. 이 보다 5년 앞선 2015년 현재, ‘드론’이 선풍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는 드론의 택배업무 활용 가능성에 대해 상당부문 진척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드론을 활용한 무인배송에 성공했으며, 세계 최대물류업체인 DHL도 지난해 ‘파슬콥터’라는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택배를 선보였다. 우리 정부도 연말까지 드론 시범특구를 지정하겠다고 나서는 등 세계적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택배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전천후 배송전문가’인 드론의 실제 배송에 맞춰져 있다. 이런저런 소식을 간추려보면 당장이라도 드론이 우리 집에 배달을 올 것 같다. 정말 그럴까.<편집자>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드론’은 무인항공기(UAV : uninhabited aerial vehicle)의 다른 이름으로, 조종사가 기체에 타지 않고 무선전파의 유도에 의해 비행 및 조종이 가능한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말한다.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현재는 산업용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드론시장 규모는 64억 달러로 추정되며, 오는 2025년에는 약 910억달러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드론의 택배시장 도입에 불을 지핀 회사는 세계적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12월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라는 드론 배달시스템을 개발, 상용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상품 주문 30분 이내에 드론이 하늘을 날아 고객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중량 2kg 내외의 소형 상품을 반경 16㎞ 거리까지 배송할 수 있다.

이어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물류업체인 DHL은 ‘파슬콥터(Parcelcopter)’라는 드론을 이용한 택배 배달을 선보였다. 독일 북부 노르덴시 노르트다이흐 항구에서 이륙한 무인기는 12km 떨어진 북해 위스트 섬까지 날아가 의약품을 배달한 것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소포(parcel)와 헬리콥터(helicopter)의 합성어인 파슬콥터는 50m 고도에서 초당 18m를 운항할 수 있다.

구글도 차세대 기술 개발 프로젝트인 ‘구글X’ 중 하나로 드론 활용 배달 프로젝트인 ‘Progect Wing’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호주에서 1주일간 드론 활용 무인택배서비스 실험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중국의 알리바바도 합류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2월 베이징 등 도심지역에서 생강차를 드론을 통해 배송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초 군사용으로 개발된 드론은 본연의 임무(?)는 물론, 농작물 모니터링, 산불·밀렵 감시, 지도 매핑, 농약살포 등의 각종 산업분야에 이어 택배에도 활용되는 것이 머지않아 보인다.

특히, 최근 뉴욕의 한 연구기관인 ARK인베스트는 연구 결과를 통해 “드론을 활용해 소형물품을 배송하는데 당일 배송 옵션으로 비용이 1 달러(1,100 원) 정도 밖에 들지 않을 것”이라며 “드론은 30분 안에 배달이 가능해 택배차량을 활용하는 현재의 서비스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 무인기 시장 이끄는 美, “택배서비스 활용은 안돼”

아마존은 지난 수년 간 미 정부에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물건을 배송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해오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올해부터 자국 영공에서 상업적 목적의 무인기 운용을 허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전체 무인항공기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FAA는 지난 2월 상업용 드론의 기준제안서를 마련해 이를 발표했다. 하지만, 드론의 택배서비스 활용에 상당한 기대를 걸어왔던 아마존에게는 실망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기준제안서에 따르면, 상업용 드론은 낮 시간에 한정해 지상 500피트(약 152.4m) 미만으로 비행해야 한다. 한 시간에 100마일(약 161㎞)이상 이동해서도 안 된다. 최대 무게도 55파운드(약 25㎏)로 제한된다. 드론 조종사가 되기 위해선 만 17세 이상으로 항공 조종 시험을 통과하고, 2년마다 교통안전국(TSA)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조종사의 시야에 드론이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만 운영될 수 있어 GPS(위성항법장치) 등을 이용해 먼 거리에 물품을 배송해야 하는 택배서비스에는 사실상 적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정부도 드론을 이용한 택배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도입에는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일 대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최된 ‘무인기 산업 발전 심포지움심포지움’에서 연내에 무인기 시범특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오는 2023년까지 세계 3위의 무인기 강국 도약을 목표로 무인기 연구개발에 8년간 2,572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말까지 택배 시범사업자를 지정해 시범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150㎏ 이하 드론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항공법과 운항·인증기준이 고시돼 있으며, 고도 500피트와 반경 5㎞ 외에서는 비행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민간용 무인기 보급이 확대되려면 비행 공역 가이드라인과 주파수 분할 등의 법·제도적 기반 조성이 선결돼야 한다. 아울러, 안전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어 실제 택배에 드론이 도입되려면 향후 5년 이내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택배업계에서 아직 별 관심이 없어 설사 도입이 되더라도 일부에서만 활용될 뿐, 전면 도입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 택배업계, “투자 대비 상업적 활용도 떨어져”…도입계획 全無

택배업계는 드론 도입 여부에 대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드론을 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업계 중 CJ대한통운이 2015년 상반기 드론을 이용한 물류 배달 시험 비행 계획을 검토 중이지만, 택배업계 내에 구체적인 검토안이 나온 곳은 전무하다.

드론을 운영하게 되면 택배업체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비가 상당하고, 운영비용도 과다하게 지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드론의 도입은 사람이 배달하는 현 시스템의 전면 교체를 의미한다. 이는 지금까지 투자한 비용만으로 충분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포기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업체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자금 문제 외에도 택배서비스 과정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도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배송에 따른 책임소재가 불분명한데다, 하루 평균 4,800만 개가 넘는 택배물품이 배송되는데 드론이 상공에서 추락이라도 하게 되면 택배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또 택배는 물품을 잘 전달했다는 택배기사와 고객의 확인절차가 있는데, 드론택배는 이 부분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체 택배물량의 60%가 수도권에 몰려있는데, 수도권에는 고층건물이 많아 드론 운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알리바바가 도심에서 드론 택배를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드론이 배송지 근처에 도착해 물건을 내려놓으면 물류업체인 YTO익스프레스 기사가 고객에게 최종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때문에 드론의 운전 정밀성이 더욱 개발되지 않는 이상 수도권 내 드론 운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해외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국내에서도 관련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정작 이를 도입해 운영할 택배업계는 드론과 관련된 진지한 회의는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고, 도심은 빌딩에 둘러 쌓여 있는데다 전선도 너무 많아 드론을 도입해 택배 서비스를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라며, “업계 입장에서는 활용도가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 허용하더라도 (도입에는)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론택배는 투자 대비 상업적인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앞으로 5년 이내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현 시점에서 드론택배는 다분히 홍보성 개념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