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왔어요” 드론 택배 배달 가능할까?

“드론(Droneㆍ무인 비행 장치) 택배 왔어요.” 지난 3월 10일 인구 3,000여명의 미국 네바다주 호손. 미 연방항공청(FAA)의 허락을 받은 드론이 사람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주거지역 택배에 성공했다.

회전자 6개가 달린 이 드론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통해 미리 설정한 배달 경로를 따라 혼자서 약 800m를 비행했다. 만일을 대비해 조종사와 안전 요원들이 대기했지만, 드론은 이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은 채 식료품과 물통, 응급 구호품 등이 포장된 상자를 안전하게 배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드론 제조업체 플러티(Flirtey)의 맷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시 환경에서 최초로 무인 드론을 이용해 배달에 성공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드론이 생필품을 소비자의 집 앞까지 배달하는 시대가 가까워 졌다”고 평가했다.

플러티는 지난해 7월 버지니아주 외곽에서 드론으로 의약품 배달에 성공한 적은 있다. 하지만, 도심 지역 택배 실험에 성공한 것은 미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니 CEO는 “드론이 인구 밀집 지역에서도 안전하게 건물 사이를 비행해 정확한 배달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드론 상용화를 위한 법적ㆍ제도적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기술분석잡지 MITreview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원 교통위원회는 상업용 드론 비행을 보장하는 법안을 마련해 조만간 상정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늦어도 2년 내에는 드론을 이용한 무인 배달이 합법화될 것으로 보인다. 드론 택배가 상용화될 경우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한 지 30분 만에 집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고 주문한 피자도 배달원 손을 거치지 않은 채 내방 창문을 열고 직접 받을 수 있게 된다.

끊이지 않는 드론 위험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오작동에 의한 사고 등 드론 상용화에 대한 경고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드론 배달 서비스가 정착되려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며 ‘드론 위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막이나 황무지 등 개활지와는 달리, 빌딩이 숲을 이루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휴대전화와 라디오 등 각종 전파가 난무하는 도심지역에서 드론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또 주택 앞 뜰과 아파트 현관, 창문 등 저마다 다른 이착륙 장소와 궂은 날씨도 이겨내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 기술력으로는 엉뚱한 주소로 배달될 수도 있고 비행중 중간에 물건을 떨어뜨려 사람이 다치거나 배달품이 손상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드론 관련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FAA에 따르면 2014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5개월간 미국 내에서 항공기와 드론이 충돌하는 ‘드론 스트라이크(Drone Strike)’ 위기 상황은 무려 1,346회에 달한다. 하루 3회꼴이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승객 160여명을 태우고 공항에 착륙하던 델타 항공 소속 항공기에 드론이 접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충돌은 피했지만 드론이 비행기 오른쪽 날개에서 30여m떨어진 곳까지 바짝 접근,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 지난해 1월에는 미 백악관 건물에 직경 61㎝ 가량의 상업용 드론이 충돌했고, 같은 해 4월에는 일본 총리 관저에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소형 드론이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드론 때문에 급기야 최근에는 드론 제어기술까지 개발되고 있다. 네덜란드 경찰은 독수리를 훈련시켜 불법 운항중인 드론을 솎아내는가 하면, 미국에서는 드론을 향해 방해 전파를 발사해 드론을 추락시키는 장비 개발이 한창이다. 구글과 드론기술 프로젝트를 협업 중인 니콜라스 로이 MIT교수는 “현재 드론 기술은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양면에서 모두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특히 주택가 밀집 지역에서는 안전 사고, 시스템 결함 등 많은 문제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프라임에어 프로젝트의 옥타콥터. AP 연합뉴스

드론 개발에 박차 가하는 배송업체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 초대형 배송업체들을 중심으로 드론 기술 경쟁이 한창이다. 먼저 미국 구글과 아마존이 이런 드론 무인 배달 시스템에 적극 나서고 있고, ‘대륙’의 배송업체 알리바바도 뒤늦게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의 경우 2013년부터 ‘프라임 에어(Prime Air)’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각 지역의 물류센터에서 16㎞ 이내 소비자들에게 2.3㎏ 이하의 소형 상품을 구매 직후 30분 이내에 배송하겠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드론 기술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물류비용을 줄여 이익의 끌어 올리겠다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아마존은 2015년 1,07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 신기록을 세웠지만, 순이익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5억9,600만 달러에 그쳤다. 따라서 아마존은 기존 트럭이나 배달원을 이용하면 운송비가 건당 1.2달러 정도지만, 드론을 이용하면 1달러 미만으로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도 2014년 10월부터 ‘프로젝트 윙(Project Wing)’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만 프로젝트 윙은 상업용보다는 재해 지역에 백신 및 구급상자 전달, 사료 배달 등 공익 목적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2015년 2월부터 온라인 장터 타오바오(淘寶)를 활용한 드론 택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 대도심에서는 350g 정도의 가벼운 배달 실험에만 성공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선발 업체들과의 경쟁에 본격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운송회사 DHL, Fedex, UPS 등도 드론 택배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하지만 당초 의도대로 ‘드론 배달이 과연 경제적인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자동운행시스템을 연구중인 한 벤처기업 대표는 “기술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땅 위에서의 배달 서비스와 비교할 때 드론 배달이 경제 가치를 갖고 있는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